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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 낮,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하기 위해서 지하철 6호선 공덕역에서 내렸다. 법원앞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특히 1층 은행과 우체국, 편의점, 2층 등기 호적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류를 발급받거나 재판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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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원을 방문한 목적은 실제의 재판 장면을 보기 위한 것으로 특히 민법개론 과목을 듣고 있는 만큼 민사 재판 과정을 보기 위해 3층 민사 법정으로 향했다.
각 법정 앞에는 오늘 진행될 사건들의 사건번호와 당사자, 재판 구분 등이 공지되어 있었다.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대부분 속행 재판이었고, 법정 밖 의자에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당사자(원고, 피고, 증인 등)들이 많이 대기하고 있었다.
법정에 방문한 것이 처음이어서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 지 몰랐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법정 문 앞에 휴대전화를 끄지 않아 벨소리가 울리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보여서 일단 휴대전화를 끄고, 주변에 다른 안내문이 있는지 찾아봤다. 안내문 중에 "입장권 소지 여부 검사시 협조해 주십시오"라는 글귀가 보여서 직원으로 보이는 분한테 물어봤는데 입장권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방청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셔서 법정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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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석의 빈 의자에 앉아서 보니, 가운데에는 판사석, 그 앞에는 재판 과정을 기록하는 서기로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있었고, 그 옆에 원고와 피고석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양쪽 벽에는 원고 측 변호사와 피고 측 변호사의 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당사자들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는지 그 자리는 그냥 비어있었다.
현재 심리 중인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판사와 원고 피고의 말만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원고와 피고는 의자에 앉지 않고 서서 판사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마이크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계속 판사의 질문만 들리는 상황이었다.
판사는 계속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 (몇월 몇시에 피고는 원고에게 돈을 준 적이 있습니까? 등)을 하는 것처럼 보였고, 이에 대해 원고와 피고가 서로 답변을 하는 상황이었다. 어느 정도 재판이 진행된 사건이라서 그런지 원고와 피고사이에 큰 견해 차이도 보이지 않았고, 몇 가지 사실을 더 물어보던 판사는 몇 분 뒤에 다음 재판 일자를 지정해 주는 것을 끝으로 심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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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다음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었다. 사건번호 ???? 사건이었는데, 모 컴퓨터 회사 사장이 자사의 대리점을 관리하던 피고에게 대리점 지원 금액과 계약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이었다. 원고측의 주장에 따르면, 피고가 관리했던 원고의 대리점이 어느새 경쟁 회사의 대리점으로 간판을 바꿔달았음을 들어 피고가 원고와의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원고측 회사의 광고를 위해 집행했다고 주장하는 광고비 내용도 입증할 내역이나 근거가 없으니 돌려달라고 하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자신이 관리하던 대리점이 경쟁업체의 대리점으로 넘어간 사실은 인정하는 듯이 보였고, 다만 광고비를 사용했다는 증거 자료는 다음 재판까지 준비해오겠다고 판사에게 진술하였다. 판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음 재판일자를 지정해주는 것으로 심리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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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재판은 (?????) 건물 시공업자가 받지못한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이었는데 2인의 피고 중 한 사람이 출석하지 않아 재판이 약간 곁가지 식으로 흐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출석한 피고는 건물의 땅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셨는데, (아무런 죄도 없는 자신이)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해 재판에 나오게 되니 당황스럽고 두렵다며 약간 울먹거리시는 것 처럼 말씀하셨다. 또한 공사대금은 미출석한 다른 피고에게 청구해야할 내용이며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셨다. 주관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시공업자가 공사계약을 땅 주인과 체결한 것이 아니므로 땅 주인의 이런 항변이 이유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원고는 이에 상관없이 공사대금을 주지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점잖게 토로하며 판사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판사는 불출석한 피고와 원고가 연락이 되었는 지, 다른 피고와 연락이 되었는지를 물어봤고, 이 재판 역시 판사가 다음 재판일자를 지정해주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 재판이 끝나자마자 일어나서 법정 밖을 나섰는데, 방금 전 사건의 원고와 피고가 법정 안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원고는 피고에 대해 돈도 많은 양반이 너무 하는 것 아니냐며 공격했고, 피고인 할머니도 원고에 대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약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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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4층 형사법정으로 향했다. 형사법정에는 민사법정과 달리 사람이 많지 않았다. 형사법정 밖에도 오늘 어떤 사건을 심리하는지 공고가 붙어있었는데 "살인, 강도, 폭행...' 등의 강력범죄명이 적혀있는 사건 목록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게다가 주변 의자에는 몇 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사건 방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모습이나 자세가 보통 사람들이 아닌 듯 하여 황급하게 자리를 벗어났다. 옆의 법정으로 이동해 단순 절도 등의 사건을 심리하는 법정을 들어갔는데, 민사 법정의 모습과는 다르게, 피고인이 가운데 앉아 있고, 검사가 왼쪽, 피고인 측 변호사가 오른쪽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사건의 피고인은 중국인이었는데 옆에 앉은 통역사가 판사의 말을 통역해서 전달해주고 있었다. 피고인은 판사가 물어보는 대로 죄를 거의 인정하는 듯이 보였고, 피고인 측 변호사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지금까지 다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점을 고려해서 판사에게 적은 형량을 선고해 달라는 취지로 변론을 했다. 재판이 끝나자 피고인은 검찰 혹은 법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따라 왼쪽에 따로 마련된 피고인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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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사건 역시 절도를 저지른 중국인에 대한 재판이었다. 이 중국인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대학생이었는데, 술자리에서 옆 사람이 두고 간 지갑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다가 붙잡혔다고 한다. 피고인은 자신이 지갑을 훔친게 아니라 그냥 떨어진 지갑을 주웠을 뿐이라며 변호했고, 판사는 피고인이 한국에 들어온 계기와 떨어진 지갑을 줍게 된 시점, 그리고 그 지갑 안의 신용카드를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를 물어보면서 재판을 진행했다. 이 피고인은 아직 구속상태가 아닌 것 처럼 보였다. 사복 차람의 이 피고인은 재판이 끝나자 역시 왼쪽의 피고인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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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재판을 방청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 수업을 듣기 전에는 일반인들도 재판을 방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법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권위적인, 성역처럼 느껴져서 처음에는 약간 무섭고 엄한 분위기를 예상했었다. 실제로 본 재판 장면은 민사 재판의 경우에는 조용한 분위기 가운데에서도 원고와 피고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형사 재판의 경우는 약간 달랐지만, 크게 검사와 피고인의 변호사가 법리를 다투는 모습 보다는 사건 자체를 인정하고 다만 관대한 처벌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두렵게만 느껴졌던 재판이 약간은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또 법이 우리 생활과 많이 동떨어져있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학교 교양과목 레포트입니다.